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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구호 현장에서] 이제는 K-나눔의 시대

BTS, 블랙핑크, 뉴진스 등으로 대표되는 K-팝은 더 이상 아시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. LA, 파리,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지구 반대편에서도 한국 음악이 울려 퍼진다. K-푸드 역시 마찬가지다. 김치, 불고기, 떡볶이, 삼계탕은 이제 전 세계인의 식탁 위에 올라 있다.   이러한 K-컬쳐의 세계화 속에서, 이제 한국이 보여줘야 할 새로운 한류는 단순한 소비가 아닌 ‘K-나눔’이라는 가치의 확산이다.   불과 수십 년 전, 한국은 세계의 원조를 받던 나라였다. 전쟁의 폐허 속에서 미국, 유엔, 유럽 등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재건을 시작했다. 그러나 이제 대한민국은 G20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 속도로 공적개발원조(ODA)를 확대하는 나라로 거듭났다. 2023년 기준 한국의 ODA 예산은 약 47억 달러(약 6조 1000억 원)에 달하며, 대표 기관인 KOICA(한국국제협력단)는 60여 개국에서 보건, 교육, 식수, 디지털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.   이제 K-나눔의 개념은 정부 예산 집행을 넘어 시민사회와 비영리단체(NGO)의 참여로 확대되고 있다. 굿네이버스를 비롯한 대표적인 한국 NGO들은 현재 100여 개국에서 교육, 보건, 식수, 여성 권익 신장 등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.   특히 굿네이버스는 소액 정기 후원자의 참여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으며, 최근에는 K-팝 팬덤의 기부 문화가 새로운 나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. 팬들은 아티스트의 생일, 데뷔 기념일, 콘서트 등을 계기로 해외 아동 지원, 재난 구호, 의료 지원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 직접 참여하는 ‘참여형 기부’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.   그 대표적인 사례로, 지난해 6월 임영웅 씨의 생일을 맞아 팬클럽 ‘영웅시대’ 미국 동부 스터디방 회원들이 해외 아동을 돕기 위한 후원 캠페인을 진행했다. 이러한 활동은 문화 감동이 사회적 책임으로 확장되는 K-나눔의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.   K-나눔의 뿌리는 우리 민족 고유의 품앗이와 정(情)의 문화에 있다. 어려운 이웃을 함께 돌보고, 한 장의 연탄도 나누었던 공동체 정신은 한국인의 삶의 철학으로, 국경을 넘어 미주 한인 사회에서도 실천되고 있다.   1992년 LA 폭동, 2008년 금융 위기, 최근 코로나 팬데믹 등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한인 동포들은 ‘혼자가 아닌 함께’라는 신념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다. 팬데믹 당시 재봉틀로 마스크를 만들어 이웃에게 나누고, 식당들은 도시락을 전달하며 연대를 실천했다. 이는 정신적 K-나눔의 완벽한 사례다.   우리가 키운 K-컬쳐가 보여주는 문화였다면, K-나눔은 함께 사는 문화를 만드는 힘이다. 미국 내 한인 사회는 문화 외교의 숨은 주역이자, 앞으로 K-나눔 확산의 중추적 플랫폼이 될 수 있다. 교회, 지역 단체, 비즈니스 커뮤니티, 청년 세대의 자원봉사 정신은 이미 글로벌 소프트파워로 작용하고 있다.   이제는 한국이 전 세계의 마음을 얻은 K-컬쳐에 ‘가치’를 더할 차례다. 더 많은 나라에 학교가 세워지고, 더 많은 아동에게 깨끗한 물이 공급되며, 더 많은 여성이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, 그것이 우리가 받은 사랑을 ‘세상을 위한 좋은 변화’로 전환하는 길이다.   K-나눔은 선택이 아닌 대한민국의 책무다. 대한민국이 ‘주는 나라’가 될 때 비로소 K-컬쳐는 완성된다. K-팝이 춤추게 하고, K-푸드가 미소 짓게 했다면, K-나눔은 세계를 따뜻하게 할 수 있다. 김재학 / 굿네이버스 USA 본부장구호 현장에서 나눔 나눔 방식 기부 문화 참여형 기부

2025-05-27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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